가끔정상 52

어떤 오해

[어떤 오해] 며칠전 포근한 겨울날씨로 서울 하늘이 하루종일 온통 뿌연 안개로 뒤덮혔던 날 밤이었다. 늦은 저녁을 좀 많이 먹었던지 영 속이 거북하고 소화가 안되서 9 시 뉴스 보고는 간단하게 단도리하고 동네 한바퀴 산책을 할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귀에는 MP3 플레이어도 꼽고. .. 밤이 깊어가도 여전히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주택가 어귀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에 밤안개가 내려앉아 차유리가 뿌옇게 변했다. 가까이 가서 손가락으로 문질러보니 물기가 아니라 얇은 얼음이있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대기중의 수증기가 서리로 변해서 유리창에 얼어붙은 것이다. 생각보다 밤공기가 차서 마스크를 하고 나올걸 하는 생각을 하면서 노래 들으며 아무 생각없이 골목길을 거닐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사람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

가끔정상 2008.01.10

[인도행] 한사랑님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다음카페 - 인도행 http://cafe.daum.net/dobojourney [한사랑님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얼마전.. "한사랑"님의 싱글모드 종료 소식에 유난히 반겨하시는 "시원이™"님이 보내온 달랑 한줄짜리 쪽지를 읽고.. 보이지 않는 "조직"의 위압감에 두려워하다가 용기를 내어 봅니다.. .. 그러고 보니 .. 인도행의 큰누님이시라는 한사랑님과는 아직 한번도 같이 걸은 적이 없고 얼굴도 서로 모르는군요. 운좋게 횡재하셨다는(그 반대인가요?) "종선님" 역시 아직 만나뵙지 못했습니다만.. 두 분의 대기만성형(?) 결혼에 .. 인생길따라 함께 걷는 한사람으로 부러움 반 시샘 반의 심정을 섞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 큰 그릇만큼 앞으로 사랑을 넉넉하게 담아가면서 여유롭고 행복하게 사시리라 믿습..

가끔정상 2007.12.14

[펌] 한가위 축문

한가위 축문 어느덧 단기 4xxx년 한가위가 되었습니다. 이에 후손 OO이는 감히 부모님과 조상님 영전에 아뢰나이다. 해가 바뀌고 다시 한가위가 돌아오니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저희들을 풍요롭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부모님과 조상님의 하늘과 같이 높으신 은덕이기에 햇곡식과 햇과일로 간소하나마 정성껏 제물을 준비하여 올리오니 부디 흠향 하시옵서서. 제사 축문 모년 모월 모일 효자 아무개는 감히 고하나이다. 아버님 어머님, 해가 바뀌어서 아버님의 돌아가신 날이 다시 오니 영원토록 사모하는 마음과 하늘같이 크고 넓은 은혜를 잊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여러가지 음식으로 공손히 전을 드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 홍길동의 할머니 제사 축문 어느덧 세월이 흘러 벌써 음력으로는 단기 4337년 1월 초3일이 되었습니다. 이..

가끔정상 2007.09.21

자네는 아능가?

山中問答 새벽닭 울 때 나가 일하고 달 비친 개울에 호미 씻고 돌아오는 그 맛을 자네 아능가 마당가 멍석자리 쌉살개도 같이 앉아 저녁을 먹네 아무데나 누워서 드렁드렁 코를 골다가 심심하면 퉁소나 한 가락 부는 그런 멋을 자네가 아능가 구름속에 들어가 아내랑 밭을 매면 늙은 아내도 이뻐 뵈네 비온 뒤 앞개울 고기 아이들 데리고 낚는 맛을 자네 태고(太古)적 살림이라꼬 웃을라능가 큰일 한다고 고장 버리고 떠나간 사람 잘 되어 오는 놈 하나 없네 소원이 뭐가 있능고 해마다 해마다 시절이나 틀림없으리라고 비는 것뿐이제 마음 편케 살 수 있도록 그 사람들 나라일이나 잘 하라꼬 하게 내사 다른 소원 아무것도 없네 자네 이 마음을 아능가 노인은 눈을 감고 환하게 웃어며 막걸리 한 잔을 따뤄 주신다. 예 이 맛은 알 ..

가끔정상 2007.04.26

성숙한 배추

아래 글을 누가 메신저로 알려주면서 "나도 성숙한 사람되고..너도 그러자.." 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배추밭에 뿌려지는 농약이구려.." 라고 대꾸했다. 내가 무슨 헛소리를 한거지? .. "암튼..저녁 잘먹고... 머든 열심히 하면서 놀아라.. 티비도 열심히 연구하면서 보구.. 길을 걸을꺼면 열심히 씩씩하게 걷고.. 울꺼면 소리내서 엉엉울고..머든 열심으로다가.." 라고 한다.. ============================================== 미숙한 사람은 자기와 닮은 사람만 좋아하고 성숙한 사람은 자기와 다른 사람도 좋아한다. 미숙한 사람은 인연도 악연으로 만들고 성숙한 사람은 악연이야말로 인연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미숙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찾지만..

가끔정상 2007.04.10

삶이란..

" 삶이란, 살아가는 신비이지 풀어야할 문제가 아니다." 단양휴게소 화장실 소변기 위에 붙은 문구. "장자" 할배가 한 말이라는데 오래전 어설프게 읽은 내 기억 속에는 남아있지 않다. 나에게 현재는, 극복하거나 풀어야할 문제들만 가득하고 미래에 대한 근심으로 허덕이며 매 순간을 보내는데.. 삶이란 "살아가는 신비" 라니.. 멋있다. "지금여기"는 결코 다시 반복되지 않고 오직 이 한 순간, 나에게만 의미가 있다. 그 순간은 신비 그 자체리라.. 살아가는 신비.. 누구나 로또복권 당첨되길 원하지만 로또보다 더한 인연으로 살아숨쉬는 이 생명을 부여받았으면서 순간순간을 찌푸리며 살 수야 있나.

가끔정상 2006.12.12

북한이 핵실험 했단다.

목감기 아니면 조촐한 축하주라도 한잔 했을텐데.. .. 극단의 거리만큼 후회의 깊이도 늘어난다지만 그 거리와 깊이의 측량점이 제각각이라면 어느 쪽을 극단이라고 하고 어느 만큼을 후회라고 하겠나. .. 타짜 조승우는 주머니 두둑하다고 여자하고 놀다가 모은 돈 다 잃어버린다. .. 주머니 두둑한 인간들은 도박같은 미래의 불확실성이 곧 악으로 여겨지겠지만 .. 난 그렇지 못한게 등신인지... .. 황우석에 대한 느낌이 오버랩 되는건 왜일까..

가끔정상 2006.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