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태백산..

권성재 2006. 8. 27. 22:34
며칠 전부터 천부경 관련 글을 읽었다.
심오한 진리가 숨겨져 있는건지, 어느 서생의 글장난인지는 모르지만
그 달랑 81 자 에 달라붙어 무수한 고급철학으로 장황하게 부연하는
사람들을 지켜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
태백산..
단군할배 전설,, 매년 하늘에 제사지낸다는 그 산이
국립공원도 아니고.. 강원도립공원일 뿐인 그 산이...
해발 1500 미터는 넘는다지만 설악산이나 지리산 보다도 낮고
기암괴석의 빼어난 절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눈꽃핀 주목군락과 봄의 철쭉이 장관이라지만
그거 가지고 신비와 전설을 운운하기에는...
..
차라리 백두산에 단군할배를 연관시키는게 스스로 위로나 될 것을
왜 하필이면 강원도의 그저그런 산들 중 하나일까 궁금했다.

실제 갔다와보니
뭔가 좀 틀렸다.

물이 틀렸다.
한낮에 문수봉 계곡길따라 올라가는데
계곡물이 흐르면서 흡사 드라이아이스 연기같은 것이
따라 흘러내려왔다. 신기..
한참가다가  돌덩이로 계곡물을 빨래터 같이 좁게 만든후
바가지 하나를 줄에 매달아 놓았다.
그만큼 계곡물을 그냥 먹어도 된다는 자신감이겠지..
물통에 물을 담으려고 손을 담궜는데 말그대로 얼음물.
5 초 이상 넣고 있기에는 손이 너무 시려웠다.
이런 한기를 머금고 있으니 위 공기와의 온도차에 의해서
김이 서린듯 보이는 것도 당연..

정상 천제단 바로 아래에 만경사라는 절이 있다.
그 절에 용정 龍井 이라는 우물이 있는데 .. 그 높은 곳에 그렇게
수량이 많고 차고 깨끗한 물이 솟는다는게 신기하다.
안내문에 보니 그 물이 용왕국과 연결되 있다나. 아무리 가물어도
수량이 변화가 없다나..
믿거나 말거나지만 내가 다닌 어느 산과도 달리 물이  좋았다.
..
태백시내쪽에는 황지라는 낙동강 발원지라는 연못이 있고..
검용소 인지 검단소 인지 한강의 발원지라는  계곡도 있단다.
물이 시작 되는 곳.
가장 맑고 깨끗한 물이 시작되어 조선땅 곳곳에 흘러 내리고
스며들어 인민들을 먹여살리는 곳.
태백산을  단군할배가  눈여겨 본 게 조금은 이해가 될듯도..
..
그래도
천부경은 여전히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로만 내 입속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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