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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정상

칠순 - 아버님전 상서

[칠순] 아버님전 상서.

저희 삼형제가 조그마한 코흘리개 꼬맹이였던 어느 여름이었습니다.
집앞 플라타너스 나무에서 요란하게 울어대는 매미를 잡아달라고
아버지께 달려가서 떼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소꼬리털을 뽑아 매미채를 만들어서 그 큰나무에 가뿐하게 올라가시더니
농사일로 단련된 구릿빛 근육이 울룩불룩한 굵은 팔을 조심스럽게 움직여
간단하게 매미를 낚아채서 잡으셨습니다.
고개를 꺽어젖혀서 숨죽이고 나무 위를 쳐다보던 우리들은
좋아서 만세를 불렀고, 매미는 발버둥을 치면서 울었습니다.
그시절 당신께서는 우리들의 슈퍼맨이었습니다.
..
그런 꼬맹이들이 어느덧 그시절 아버님 보다도 더 나이를 먹었습니다.
무난히 학교를 마치고, 취직을 하고, 각자 가정을 이루어 나가면서
태어나 지금까지 생활해 온 모든 순간 순간이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과 보살핌이 깃들지 않은 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음을
불초한 자식들이 늦게나마 조끔씩 깨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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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부지런하고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교훈을
말이 필요없는 한평생의 삶, 그 자체로 저희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전쟁과 보릿고개의 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굳세게 역경을 극복하고
치열하게 노력하며 좌절하지 않고 살아오신 그 올곶은 삶을
저희들은 똑똑하게 기억합니다.
존경의 마음을 깊이 새기며 자손대대로 그 정신을 물려주겠습니다.
..
이렇게 강녕하신 모습으로 모시고 일가친척들과 화목하게
칠순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저희 자식된 입장에서
참으로 고맙고 고마운 일입니다.
천수를 누리신 할머님처럼, 아버님 어머님 두분 모두
오래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게 여생을 여유롭게 즐기시길
온 가족이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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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어머님, 저희들에게는 영원한 슈퍼맨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