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꼴림.. 아니.. 끌림..

권성재 2008. 11. 4. 14:18
아점먹고.. 수영 한시간하고
동네 골목길 걸어서 집에 오는데..
파란하늘.. 진짜.. 구름하나 없는 파란 가을하늘..
노란 햇살이 참 맑아보입니다.
쌀쌀하던 아침공기가 이미 따뜻하게 데워져 포근합니다.
..
주택가 붉은 벽돌 담장에 붙은 담쟁이덩굴에도
발갛게 단풍이 들고..
그 너머 감나무, 은행나무 들도  알록달록 예쁘게 단장을 했습니다.
심술맞은 탱자나무  억센 가시속에 탱자 몇개가 노랗게
익었습니다.  달콤한 냄새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참 눈이 즐겁습니다. 몸이 가벼워집니다.
..
그 길따라 .. 햇살에 빛나는 긴머리 찰랑거리며 ..
아가씨 한명이 다가와 무심히 옆을 스쳐  지나가는데..
..아..
젊고 예쁜 여성를 보고 "이성"으로 느껴지는 끌림이 아니라..
풍경 속에 녹아든 그대로 .. 그 시공간에 꾸며진..  그냥 그 자체로
눈이 부시게 아름답게 느껴졌던 적이 있었던가..
이건 "욕망" 이 아니라.. 말 그대로 순수.. 자연.. 이런 느낌이랄까..
..
내 몸에 실을 묶어 밖으로 던진 낚시바늘이 ..
돌고 돌아 다시 내 몸에 박히는게 "욕망의 엉킴"이라면..
그 엉킴으로만 세상을 해석하는.. 불쌍하고 어리석은 맹인이..
어느 빛 좋은 가을 낮 ..
뜻하지 않게 .. 잠자던 깨달음 한자락을 엿본 듯합니다.
..
이 맑은 햇살에 세상도 잠시 맑아졌다고 믿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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