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천 릴레이 58Km]
몇 시나 됐나..
눈을 뜨니 깜깜하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으로는 벽시계 바늘이 안보인다.
스위치까지 손이 안닿는다. 몸을 일으키려니 천근만근 .. 귀찮아서 그만둔다..
대신.. 더듬더듬 리모콘을 집어들고 TV 를 켠다..
저게 3 시냐 4 시냐..
..
내가 뭘 한거지...
서울서 이천까지 걸어서 갔었나.. 아니.. 카페에서 도보계획만 읽어보고
내가 진짜 갔었다고 상상하는건 아닌가.. 아니면 꿈을 꾼건가..
상상이나 꿈이라면 .. 이 다리와 발가락의 통증은 뭐란 말이냐..
상상임신처럼.. 아픈 느낌까지 만들어내는 상상도보라도 하는 걸까..
..
..
..
아무리 서울서 이천까지라지만.. 서울 외곽쯤 이동해서 갈 줄 알았더니
면목역 출입구에 다 모이자 마자 짤없이 도보를 시작한다..
서울만 빠져나가는데 몇시간은 걸린거 같다.. 멀리 충주인가 청주인가에서
상경한 열성회원 한명도 합류한다. 닉네임은 잊어버렸다..
점점 기억이 또렷한 걸 보니 잠이 덜깬 건 아닌거 같다..
..
계획을 잡은 토끼풀소화님이 이동경로와 깜빡이 안전봉과 야광반사조끼 등
꼼꼼하게 챙겼던거 같다. 거기다가
어두운 길가에 굼실굼실 기어다니는 기다란 지렁이를 보고
기겁을 하면서 깡총깡총 뛰는 팬서비스까지..
..
40Km 넘게 걷자, 과일 약발이 다 떨어졌는지 과일조아.님이 이른 아침 버스로
먼저 귀가하고 나머지 11명이 끝까지 독하게 걸었다..
곤지암에서 아침으로 소머리 국밥 한그릇 먹고 부터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
그때부터 우중도보..
비 맞으며 길따라 피어있던 코스모스 닮은 주황색 꽃이름이 궁금하다..
도보할 때 술먹으면 발에 물집 생기기 쉽다는 미확인 주장에 막걸리 한두잔 먹는 것도
찜찜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아침반주로만 소주 2병 가까이 마신 참이슬님은
발바닥이 홀랑 벗겨졌을라나..
..
목적지를 2~3Km 남겼을 때.. 잠시 가늘어졌던 빗줄기가 다시 굵어지기 시작하고..
멀리 보이는 가파른 아스팔트 고개길이.. 안그래도 지쳐있던 사람들 기를 죽일무렵
시원님이 길가에 차세우고 기다리고 있다가 드링크와 아이스크림 하나씩 간식으로
나눠준다. 가방도 이천터미널까지 실어준다.
대단한 정성이다. 나라면 절대 못할거 같은데..
혹여, 오늘 도보참가자 중 맘에 품은 여인이 있어서.. 애처로운 생각에 마중나오셨나..
모를 일이다..
..
25Km, 42Km, 45Km, 58Km .. 머하는 짓인가..
점점 주사량을 늘려야만 환각상태에 빠져드는 뽕쟁이도 아니고..
항생제에 점점 내성이 강해지는 돌연변이 슈퍼박테리아도 아니고..
나도 참.. 멋있는 비유 다 놔두고 어찌 이런 것들만 생각나나..
..
..
..
이미 잠이 다 날아갔다.
몸을 일으켜 TV를 향해 벽에 기댄다.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음소거..
다시 찾아온 새벽고요..
울긋불긋.. 방바닥과 벽과 천장이 어른거린다..
눈동자에도 반사되어 번들거리겠지만..
망막을 통해 시신경까지 정보전달을 못시키고 있다.
..
이건 TV를 보는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녀..
이건 사는 것도 .......
..
..
속이 쓰리다.. 허기가 진다.. 라면이 남았으려나..
몇 시나 됐나..
눈을 뜨니 깜깜하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으로는 벽시계 바늘이 안보인다.
스위치까지 손이 안닿는다. 몸을 일으키려니 천근만근 .. 귀찮아서 그만둔다..
대신.. 더듬더듬 리모콘을 집어들고 TV 를 켠다..
저게 3 시냐 4 시냐..
..
내가 뭘 한거지...
서울서 이천까지 걸어서 갔었나.. 아니.. 카페에서 도보계획만 읽어보고
내가 진짜 갔었다고 상상하는건 아닌가.. 아니면 꿈을 꾼건가..
상상이나 꿈이라면 .. 이 다리와 발가락의 통증은 뭐란 말이냐..
상상임신처럼.. 아픈 느낌까지 만들어내는 상상도보라도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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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서울서 이천까지라지만.. 서울 외곽쯤 이동해서 갈 줄 알았더니
면목역 출입구에 다 모이자 마자 짤없이 도보를 시작한다..
서울만 빠져나가는데 몇시간은 걸린거 같다.. 멀리 충주인가 청주인가에서
상경한 열성회원 한명도 합류한다. 닉네임은 잊어버렸다..
점점 기억이 또렷한 걸 보니 잠이 덜깬 건 아닌거 같다..
..
계획을 잡은 토끼풀소화님이 이동경로와 깜빡이 안전봉과 야광반사조끼 등
꼼꼼하게 챙겼던거 같다. 거기다가
어두운 길가에 굼실굼실 기어다니는 기다란 지렁이를 보고
기겁을 하면서 깡총깡총 뛰는 팬서비스까지..
..
40Km 넘게 걷자, 과일 약발이 다 떨어졌는지 과일조아.님이 이른 아침 버스로
먼저 귀가하고 나머지 11명이 끝까지 독하게 걸었다..
곤지암에서 아침으로 소머리 국밥 한그릇 먹고 부터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
그때부터 우중도보..
비 맞으며 길따라 피어있던 코스모스 닮은 주황색 꽃이름이 궁금하다..
도보할 때 술먹으면 발에 물집 생기기 쉽다는 미확인 주장에 막걸리 한두잔 먹는 것도
찜찜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아침반주로만 소주 2병 가까이 마신 참이슬님은
발바닥이 홀랑 벗겨졌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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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를 2~3Km 남겼을 때.. 잠시 가늘어졌던 빗줄기가 다시 굵어지기 시작하고..
멀리 보이는 가파른 아스팔트 고개길이.. 안그래도 지쳐있던 사람들 기를 죽일무렵
시원님이 길가에 차세우고 기다리고 있다가 드링크와 아이스크림 하나씩 간식으로
나눠준다. 가방도 이천터미널까지 실어준다.
대단한 정성이다. 나라면 절대 못할거 같은데..
혹여, 오늘 도보참가자 중 맘에 품은 여인이 있어서.. 애처로운 생각에 마중나오셨나..
모를 일이다..
..
25Km, 42Km, 45Km, 58Km .. 머하는 짓인가..
점점 주사량을 늘려야만 환각상태에 빠져드는 뽕쟁이도 아니고..
항생제에 점점 내성이 강해지는 돌연변이 슈퍼박테리아도 아니고..
나도 참.. 멋있는 비유 다 놔두고 어찌 이런 것들만 생각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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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잠이 다 날아갔다.
몸을 일으켜 TV를 향해 벽에 기댄다.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음소거..
다시 찾아온 새벽고요..
울긋불긋.. 방바닥과 벽과 천장이 어른거린다..
눈동자에도 반사되어 번들거리겠지만..
망막을 통해 시신경까지 정보전달을 못시키고 있다.
..
이건 TV를 보는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녀..
이건 사는 것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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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쓰리다.. 허기가 진다.. 라면이 남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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