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경주 이어걷기 5 차수 54Km - 군위에서 영천까지 ]
군위터미널 옆 공원에서 "포만감"님의 국민체조 구령소리에 맞춰
제대로 된 몸풀기를 하고 바로 영천을 향해 도보를 시작했다..
5번국도 따라 마주 달려오는 자동차들의 전조등 불빛에 눈이 피곤한 길을
한 10여Km 정도 걸은 후.. 919번 지방도로 2차선 길로 접어들자 비로소 좀 한적해졌다.
밤이 깊어가면서 차들도 줄어들고 시골길이라 주위 민가와 가로등도 그리 많지 않고..
소똥 거름냄새.. 가끔 싱겁게 짖는 길가의 개들..
그리고 밤하늘..
이번 도보는 밤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한.. 떼고 싶지 않은 보도였다.
..
찬이슬에 씻겨 티하나 없이 깨끗한 시골의 가을밤..
보석 가루를 무심하게 흩어놓은 듯 하늘 가득한 별들..
사선을 그으면서 떨어지는.. 운좋게 딱 한번 목격한 별똥별..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면..
그 별 하나하나에서도 토끼와 두꺼비가 보일듯..
..
색의 삼원색이 빨강,파랑,노랑이고.. 빛의 삼원색이 빨강,파랑,녹색이지 아마 ..
색의 삼원색을 섞으면 검은색이 되고.. 빛의 삼원색 셀로판테이프를 합치면 흰빛이 된다..
색은 섞을수록 어두워지고.. 빛은 합할수록 밝아진다..
국민학교때 배운거 같다.. (맞나?)
검은 밤하늘에 박힌 작은 빛무더기들.. 참 심심하고 단조로워보이지만
세상 모든 화려함과 아름다움의 근원인 빛.. 그 빛의 고향인.. 별...
그 별을.. 파르르 떨고 있는 그 별을 내가 지금 보고 있다..
..
알고 있는 몇 안되는 별자리중 하나인 "오리온자리"
네개의 밝은 별이 사다리꼴 비슷하게 겉에서 빛나고 그 안에는 삼태성이라고도 불리는
3 개의 별이 일렬로 선 모양이다.
저녁무렵 산등성이에서 모습을 드러내더니 점점 남쪽하늘 가운데로 움직이며..
걸어가는 일행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듯 하늘에서 빛난다.
스모그에 갖힌 서울의 밤하늘에서 가로등과 네온싸인의 요란한 전기불빛을 뚫고
용케 한두개 별을 찾기라도 하면..
무관심으로 외롭게 방치된 독거노인처럼 애처롭게 느껴졌는데..
이곳 영천가는 시골길에서 올려다보이는 별빛 넘치는 하늘을 보니
부자가 된 듯 마음이 뿌듯하다..
..
부계를 지나 군위와 영천 경계지역 제법 가파른 산길이 이어지는데
가까이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운 산길이다.. 공기가 좋다.. 의심없이 심호흡..
내리막길을 따라 왼쪽편으로 연못이 어둠속에 보이고 멀리 마을의 불빛이 나타나는데
지나가는 옅은 구름에 하늘 한쪽 별들이 잠시 빛을 잃고 있었다.
울창한 산길 모퉁이 돌아 다시 보이는 동쪽 산능성이 위를 쳐다보니..
풍만하던 한가위 보름달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날씬한 몸매의 초승달로 변해서
비스듬히 누은 요염한 자태로 떠오르고 있었다.
..
신녕 파출소(치안센터)에서 잠시 휴식..
새벽시간 젊은 경찰관이 혼자 심심했던지 선뜻 허락한다.
정수기물로 물통을 채우고 화장실을 가느라 좀 소란스워지자
소파에 누워 새우잠을 자던 짬밥되어 보이는 경찰관이 부시시 일어나서 하품..
별 싫은 기색없이 졸린 목소리로 남은 거리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
시골스럽다..
..
면소재지를 지나 다시 인가가 뜸한 길을 걸을 때..
잠시 모였던 구름이 사라지고 더 맑아진 하늘.. 총총한 별밤..
어느새 오리온 자리는 남쪽하늘 한가운데에서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 가고..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가 북극성을 중심으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다.
초저녁에서 새벽까지 계속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걸으니..
하늘이 한바퀴 돌아가는 과정을 슬라이드처럼 순간순간 눈으로 목격하게 된다..
..
그런데 초승달 아래 조금전에는 안보이던 유난히 밝은 별 하나..
샛별.. 금성이다..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배웠던..
지구의 밤하늘에서 관측되는 천체중 달 다음으로 밝게 보인다는 금성.
새벽녘 동쪽 하늘과 초저녁 서쪽 하늘에서만 잠시 태양의 빛을 반사하여서
밝게 빛난다는 그 샛별인데..
이름에 걸맞게 이렇게 초롱초롱하게 볼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저녁 무렵에 나타나는 금성을 태백성, 장경성 혹은 개밥바라기라고 부르고
새벽 무렵에 나타나는 금성을 샛별 혹은 명성, 계명성이라 부른단다.
흔히, 김일성은 태양에 비유하고, 김정일은 광명성으로 불린다는데
이때 광명성이 이 금성(명성)을 더 강조해서 붙인 명칭이다..
몇년전 발사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인공위성인지.. 대륙간 탄도미사일인지..
암튼 그 이름도 광명성이었고..
북한 정권을 비난할 때 노동력 착취의 대명사처럼 흔히 비유로 드는
"별보기 운동" 이라는 것도 이 금성이 뜨고 지는 걸 연상시키게 한다.
이래저래.. 금성은.. 본의 아니게 남쪽 사람들에게서 홀대를 받아온 거같다.
촘촘하게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과..
태양빛에 반사된 별 아닌 별 샛별.. 거기다가 초승달까지..
밤이슬 내리는 가을 시골들판을 소리없이 은은하게 비추면서
고즈넉하고 운치있는 정경을 연출한다.
..
한참 더가서.. 화산면 치안센터를 홀로 지키고 있는 경찰관의 양해를 구해서
앞마당에서 코펠로 라면을 끓였다.. 라면국물에 맛있게들 찬밥을 말아 먹는데..
멀리서 목청좋은 수탉의 회치는 소리가 정겹게 들리고.. 서서히 동이 트기 시작..
그 찬란하게 빛나던 하늘의 달과 별이.. 잠깐 밥먹는 사이에 숨어버리고 말았다.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게을러서 평소에는 꿈도 못꾸지만
이렇게 가끔씩 예외적 돌발상황(?)에서 맞이하는 새벽여명..
푸르스름한 하늘빛, 생명들이 깨어나기 전의 고요, 푹쉬고난 뒤의 싱싱함..
..
치안센터를 결국 못빠져나온(?) "날다람쥐"님을 홀로 뒤에 남겨두고
이미 훤히 밝아진 길따라 지친 다리를 옮기며.. 얼마 남지않은 종점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침안개가 멀리서부터 피어나고.. 이미 누렇게 익어서 곧 추수를 앞둔 들판의 벼..
과수원의 끝물 과일들.. 이슬 맺힌 길가 들풀.. 부지런한 새들의 부산스런 지저귐..
새벽잠 없는 어르신들의 아침 산책..
..
..
키가 큰 사람은 다리가 길어 성큼성클 빨리 가는 거 같지만
장거리도보에서는 넓고 빠른 발걸음 보다는 효율이 중요한거 같다.
"하나로"님은 큰 키에 비해 약간 좁은 듯한 보폭의 종종걸음에 가까운 독특한 보법으로
선두와 후미를 부지런히 오가며 일행을 챙겼다.
이번 밤샘 도보가 끝나자 마자 "이기대" 도보에 참석하느라 부산으로 바로 출발하셨는데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남쪽에 비가 왔다고하니 무사히 마치셨는지..
도보 내내 호탕한 웃음으로 지쳐서 힘들어하는 일행들 분위기를
북돋워주신 포항의 강철맨 "초보농부"님..
평소 발톱관리의 중요함을 몸부림치며 경각시켜 준 "날다람쥐"님..
발톱 빠지지나 않았는지..
"여사랑"님이 본의 아니게(?) 토끼풀소화님에게 사서 보내줬다는 족발..
"시골사랑"님이 정성껏 봉지에 싸서 준비해 오신 닭고기..
마치 닭백숙의 닭처럼 푹 익은 고기를 뜯어서 소금에 찍거나 김치에 싸서 먹으니 별미였다.
역시 출출할 때 고기가 들어가니 속이 든든하다.
선두에서 일행을 이끄느라 수고하신 "포만감"님을 포함하여..
이번 차수 같이 걸으며 도움을 주신 영남방 회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
이번 도보는 10Km 정도를 2시간 가까이 걷고 나서야 잠시 휴식을 했었는데
약간 무리였던거 같다. 영남방 베테랑 건각들의 홈그라운드에서의 빠른 걸음에 보조를
맞추기가 좀 힘이 들었다.
무쇠다리 같기만 하던 "김무달"님도 도중에 압박붕대를 꺼내 무릎에 감고..
이제까지 같이 걸으며 힘들어 주저앉은 적 한번 없던 차돌같은 토끼풀소화님도
뒷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며 지친 모습이 역역하였다.
점점 뒤처지던 토끼풀소화님 옆에서 이런저런 말동무나 되어주면
피곤함을 좀 잊고 힘내지 않을까 했지만.. 말주변머리 없는 인간의
어설픈 대화가 도움이 된거 같지는 않다.
..
지금까지 매주 주말마다 이어진 5,60 Km 의 밤샘도보를 하면서
풀리지 않은 여독이 계속 쌓여만 왔으니 둘다 지금쯤 몸에 탈이 날만도 하겠지..
나역시 감기약의 진통효과가 끝나고부터는 몸이 점점 무거워지고 왼쪽 발목이 시큰거렸다.
믿었던 등산양말의 배신으로 양쪽 발바닥에 생긴 물집이
걸을 때 마다 생살을 후벼파는 거 같이 쓰라렸다.
걷는거 보다 오히려 잠깐씩 멈춰서는게 더 두려웠는데.. 쉬었다가 다시 정상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또 한참 동안 고통스런 "마취의 과정"이 필요하니까..
아마 지금까지 한 도보중에서 제일 힘든 기억으로 남을거 같다..
군위터미널 옆 공원에서 "포만감"님의 국민체조 구령소리에 맞춰
제대로 된 몸풀기를 하고 바로 영천을 향해 도보를 시작했다..
5번국도 따라 마주 달려오는 자동차들의 전조등 불빛에 눈이 피곤한 길을
한 10여Km 정도 걸은 후.. 919번 지방도로 2차선 길로 접어들자 비로소 좀 한적해졌다.
밤이 깊어가면서 차들도 줄어들고 시골길이라 주위 민가와 가로등도 그리 많지 않고..
소똥 거름냄새.. 가끔 싱겁게 짖는 길가의 개들..
그리고 밤하늘..
이번 도보는 밤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한.. 떼고 싶지 않은 보도였다.
..
찬이슬에 씻겨 티하나 없이 깨끗한 시골의 가을밤..
보석 가루를 무심하게 흩어놓은 듯 하늘 가득한 별들..
사선을 그으면서 떨어지는.. 운좋게 딱 한번 목격한 별똥별..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면..
그 별 하나하나에서도 토끼와 두꺼비가 보일듯..
..
색의 삼원색이 빨강,파랑,노랑이고.. 빛의 삼원색이 빨강,파랑,녹색이지 아마 ..
색의 삼원색을 섞으면 검은색이 되고.. 빛의 삼원색 셀로판테이프를 합치면 흰빛이 된다..
색은 섞을수록 어두워지고.. 빛은 합할수록 밝아진다..
국민학교때 배운거 같다.. (맞나?)
검은 밤하늘에 박힌 작은 빛무더기들.. 참 심심하고 단조로워보이지만
세상 모든 화려함과 아름다움의 근원인 빛.. 그 빛의 고향인.. 별...
그 별을.. 파르르 떨고 있는 그 별을 내가 지금 보고 있다..
..
알고 있는 몇 안되는 별자리중 하나인 "오리온자리"
네개의 밝은 별이 사다리꼴 비슷하게 겉에서 빛나고 그 안에는 삼태성이라고도 불리는
3 개의 별이 일렬로 선 모양이다.
저녁무렵 산등성이에서 모습을 드러내더니 점점 남쪽하늘 가운데로 움직이며..
걸어가는 일행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듯 하늘에서 빛난다.
스모그에 갖힌 서울의 밤하늘에서 가로등과 네온싸인의 요란한 전기불빛을 뚫고
용케 한두개 별을 찾기라도 하면..
무관심으로 외롭게 방치된 독거노인처럼 애처롭게 느껴졌는데..
이곳 영천가는 시골길에서 올려다보이는 별빛 넘치는 하늘을 보니
부자가 된 듯 마음이 뿌듯하다..
..
부계를 지나 군위와 영천 경계지역 제법 가파른 산길이 이어지는데
가까이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운 산길이다.. 공기가 좋다.. 의심없이 심호흡..
내리막길을 따라 왼쪽편으로 연못이 어둠속에 보이고 멀리 마을의 불빛이 나타나는데
지나가는 옅은 구름에 하늘 한쪽 별들이 잠시 빛을 잃고 있었다.
울창한 산길 모퉁이 돌아 다시 보이는 동쪽 산능성이 위를 쳐다보니..
풍만하던 한가위 보름달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날씬한 몸매의 초승달로 변해서
비스듬히 누은 요염한 자태로 떠오르고 있었다.
..
신녕 파출소(치안센터)에서 잠시 휴식..
새벽시간 젊은 경찰관이 혼자 심심했던지 선뜻 허락한다.
정수기물로 물통을 채우고 화장실을 가느라 좀 소란스워지자
소파에 누워 새우잠을 자던 짬밥되어 보이는 경찰관이 부시시 일어나서 하품..
별 싫은 기색없이 졸린 목소리로 남은 거리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
시골스럽다..
..
면소재지를 지나 다시 인가가 뜸한 길을 걸을 때..
잠시 모였던 구름이 사라지고 더 맑아진 하늘.. 총총한 별밤..
어느새 오리온 자리는 남쪽하늘 한가운데에서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 가고..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가 북극성을 중심으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다.
초저녁에서 새벽까지 계속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걸으니..
하늘이 한바퀴 돌아가는 과정을 슬라이드처럼 순간순간 눈으로 목격하게 된다..
..
그런데 초승달 아래 조금전에는 안보이던 유난히 밝은 별 하나..
샛별.. 금성이다..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배웠던..
지구의 밤하늘에서 관측되는 천체중 달 다음으로 밝게 보인다는 금성.
새벽녘 동쪽 하늘과 초저녁 서쪽 하늘에서만 잠시 태양의 빛을 반사하여서
밝게 빛난다는 그 샛별인데..
이름에 걸맞게 이렇게 초롱초롱하게 볼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저녁 무렵에 나타나는 금성을 태백성, 장경성 혹은 개밥바라기라고 부르고
새벽 무렵에 나타나는 금성을 샛별 혹은 명성, 계명성이라 부른단다.
흔히, 김일성은 태양에 비유하고, 김정일은 광명성으로 불린다는데
이때 광명성이 이 금성(명성)을 더 강조해서 붙인 명칭이다..
몇년전 발사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인공위성인지.. 대륙간 탄도미사일인지..
암튼 그 이름도 광명성이었고..
북한 정권을 비난할 때 노동력 착취의 대명사처럼 흔히 비유로 드는
"별보기 운동" 이라는 것도 이 금성이 뜨고 지는 걸 연상시키게 한다.
이래저래.. 금성은.. 본의 아니게 남쪽 사람들에게서 홀대를 받아온 거같다.
촘촘하게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과..
태양빛에 반사된 별 아닌 별 샛별.. 거기다가 초승달까지..
밤이슬 내리는 가을 시골들판을 소리없이 은은하게 비추면서
고즈넉하고 운치있는 정경을 연출한다.
..
한참 더가서.. 화산면 치안센터를 홀로 지키고 있는 경찰관의 양해를 구해서
앞마당에서 코펠로 라면을 끓였다.. 라면국물에 맛있게들 찬밥을 말아 먹는데..
멀리서 목청좋은 수탉의 회치는 소리가 정겹게 들리고.. 서서히 동이 트기 시작..
그 찬란하게 빛나던 하늘의 달과 별이.. 잠깐 밥먹는 사이에 숨어버리고 말았다.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게을러서 평소에는 꿈도 못꾸지만
이렇게 가끔씩 예외적 돌발상황(?)에서 맞이하는 새벽여명..
푸르스름한 하늘빛, 생명들이 깨어나기 전의 고요, 푹쉬고난 뒤의 싱싱함..
..
치안센터를 결국 못빠져나온(?) "날다람쥐"님을 홀로 뒤에 남겨두고
이미 훤히 밝아진 길따라 지친 다리를 옮기며.. 얼마 남지않은 종점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침안개가 멀리서부터 피어나고.. 이미 누렇게 익어서 곧 추수를 앞둔 들판의 벼..
과수원의 끝물 과일들.. 이슬 맺힌 길가 들풀.. 부지런한 새들의 부산스런 지저귐..
새벽잠 없는 어르신들의 아침 산책..
..
..
키가 큰 사람은 다리가 길어 성큼성클 빨리 가는 거 같지만
장거리도보에서는 넓고 빠른 발걸음 보다는 효율이 중요한거 같다.
"하나로"님은 큰 키에 비해 약간 좁은 듯한 보폭의 종종걸음에 가까운 독특한 보법으로
선두와 후미를 부지런히 오가며 일행을 챙겼다.
이번 밤샘 도보가 끝나자 마자 "이기대" 도보에 참석하느라 부산으로 바로 출발하셨는데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남쪽에 비가 왔다고하니 무사히 마치셨는지..
도보 내내 호탕한 웃음으로 지쳐서 힘들어하는 일행들 분위기를
북돋워주신 포항의 강철맨 "초보농부"님..
평소 발톱관리의 중요함을 몸부림치며 경각시켜 준 "날다람쥐"님..
발톱 빠지지나 않았는지..
"여사랑"님이 본의 아니게(?) 토끼풀소화님에게 사서 보내줬다는 족발..
"시골사랑"님이 정성껏 봉지에 싸서 준비해 오신 닭고기..
마치 닭백숙의 닭처럼 푹 익은 고기를 뜯어서 소금에 찍거나 김치에 싸서 먹으니 별미였다.
역시 출출할 때 고기가 들어가니 속이 든든하다.
선두에서 일행을 이끄느라 수고하신 "포만감"님을 포함하여..
이번 차수 같이 걸으며 도움을 주신 영남방 회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
이번 도보는 10Km 정도를 2시간 가까이 걷고 나서야 잠시 휴식을 했었는데
약간 무리였던거 같다. 영남방 베테랑 건각들의 홈그라운드에서의 빠른 걸음에 보조를
맞추기가 좀 힘이 들었다.
무쇠다리 같기만 하던 "김무달"님도 도중에 압박붕대를 꺼내 무릎에 감고..
이제까지 같이 걸으며 힘들어 주저앉은 적 한번 없던 차돌같은 토끼풀소화님도
뒷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며 지친 모습이 역역하였다.
점점 뒤처지던 토끼풀소화님 옆에서 이런저런 말동무나 되어주면
피곤함을 좀 잊고 힘내지 않을까 했지만.. 말주변머리 없는 인간의
어설픈 대화가 도움이 된거 같지는 않다.
..
지금까지 매주 주말마다 이어진 5,60 Km 의 밤샘도보를 하면서
풀리지 않은 여독이 계속 쌓여만 왔으니 둘다 지금쯤 몸에 탈이 날만도 하겠지..
나역시 감기약의 진통효과가 끝나고부터는 몸이 점점 무거워지고 왼쪽 발목이 시큰거렸다.
믿었던 등산양말의 배신으로 양쪽 발바닥에 생긴 물집이
걸을 때 마다 생살을 후벼파는 거 같이 쓰라렸다.
걷는거 보다 오히려 잠깐씩 멈춰서는게 더 두려웠는데.. 쉬었다가 다시 정상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또 한참 동안 고통스런 "마취의 과정"이 필요하니까..
아마 지금까지 한 도보중에서 제일 힘든 기억으로 남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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