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정상

....

권성재 2008. 2. 10. 15:11
안녕하세요.. 사장님..
무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에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고향이 시골이라서 그런지
신정 보다는 설날이 진짜 새해가 시작되는 느낌이 듭니다.
..
이번 설날은 다른 해와 다르게 착찹하게 맞이했습니다.
올해 여든다섯의 할머니께서 설날 이후 물 한모금 안드시고
잠든 듯 의식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내쉬는 호흡을 하는 걸로 봐서
며칠 못갈거라고들 합니다.
작년부터 점점 기억력이 없어지고 가족이름 얼굴도 몰라보시더니
지난달부터는 말문을 닫고 말씀 한마디 없이 가만히 사람을 쳐다보시기만 했었습니다.
지팡이 짚고 겨우 화장실 출입하시던 기력도 앉은걸음으로 방안에서만 다니시다가
나중에는 상체만 겨우 일으켜서 늙은 며느리가 떠먹여주는 죽으로 연명을
하셨습니다. 그마저 이제는 물한모금 못삼키고 있네요.
..
두세달에 한번씩 시골가서 보는 할머니 모습이 흡사  인간이
늙음에서  죽음에 이르는 단계를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산소 호흡기와 약물을 투여하면 혼수상태로  몇달 더 연장은 되겠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집에서 천수를 다하시는 게 나을거라고 생각되서 방안에 모시고 있습니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평소 큰 지병이 없으셔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없이
조용히 잠자는 듯 가실 거 같습니다.
..
어릴 때부터 거의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시피 했기 때문에
그런 할머니 임종을 못지킨다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가 될거 같군요.
바다업무를 일주일 정도 비워야할거 같습니다. 사실 이 상태에서는
언제 돌아가실지 장담을 못하는 상태라 더 맘이 쓰입니다.
급한 일은 직원게시판에 올려놓으면  이곳 안동에서 pc 방 등에서 확인 후 가능하면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장례치르고 서울가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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