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조만간 할꺼같은 몇가지..

권성재 2008. 9. 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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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장실 청소

점점 게을러진다..
올해 화장실청소를 몇번했더라? 한번? 두번?
어제께 응아를 하려고 화장실에 앉았는데 왠지 더 퀘퀘한 냄새..
자세히보니.. 바닥에서부터 누리끼리한 때가 벽을 타고 올라갈려고 하고..
하얀 타일 사이사이에는 시커멓게 곰팡이가 줄을 지어 진군을 하고 있었다..
하긴해야하는데..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청소한 후 상쾌한 기분..
그건 좋은데.. 막상 엄두가 안난다.. 이 귀차니즘..
..
내 머리속에도 이런 누르죽죽한 찌꺼기가 쌓여가고 있는 건 아닌지..
이걸 무명이라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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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치 먹어치우기

오래전에 마트에서 산 김치..
얼마전 추석때 시골에서 가져온 김치..
며칠전 숙모님이 가져다 준 김치..
평소 텅텅 비어있던 냉장고가 갑자기 김치들로 넘친다..
어떤건 이미 너무 시어서 그냥 먹기엔 힘들정도다..
빨리 먹어치워야 한다..
김치에 꽁치통조림 넣고 대충 끓인..  김치찌게..
못먹는거 빼고 냉장고에서 동면중이던 모든 유기물을
식칼로 난도질해서 후라이팬에 대충 볶는 .. 김치볶음밥..
알고있는 김치요리는 2 가지 뿐이다.
또 뭐 쌈박한 거 없나..
..
있을 땐 넘치다가.. 없을 땐 김치 한조각이 아쉽다.
일이 밀려올 땐 날밤새며 모니터에 눈이 시뻘게지도록
혹사당하다가.. 없을 땐 무료함에 치를떤다.
어디 괜찮은 캐시서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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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쉘스크립트 컴파일

소스 설치하는 간단한 쉘스크립트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일반 사용자 대상이다보니..
소스안에 있는 경로가 맘에 걸려서 안보이게 해 달란다..
쉘스크립트를 이진파일로 컴파일 하는 걸 어디서 본거 같다..
검색 좀 하면 금방되겠지..
..
누구나 처음 정을 붙인 언어는 각별하기 마련이다..
쉘스크립트를 언어라고 한다면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프로그래밍의 묘미를 처음으로 맛보게 한게 바로 쉘스크립트다.
사실 프로그래밍 보다는 유닉스 라는 운영체제의
무소불위의 최고권력자인 root 노릇 하는게 매력적이어서
시스템 만지다 보니 쉘스크립트를 하게 되고..
그러다가 프로그램밍을 하게됐다..
대학졸업 무렵, 남들은 토익 토플 입사지원서 들고 바쁠때..
건물 로비마다 있던 단말기의 학사관리 프로그램을 강제종료하여..
도서관에서 수첩에 빼곡히 적어온 유닉스 명령어를 ..
당시 솔라리스 할아버지 뻘 되는 SunOS 쉘모드로 빠져나와..
열심히 테스트해 보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한심한 청춘이었지만.. 암튼 그땐 그게 즐거웠다..
..
컴퓨터.. 하면 최첨단, 신기술, 미래.. 혁신... 등이 연상되지만..
그 운영체제를 보면 참 전근대적이고 수컷들의 군대식 독재체제이다..
모든 건 "명령어" 이다.. 명령을 하면 무조건 따라야한다..
불복종은 곧 "악"이다.. 있을 수 없다..
디버깅으로 무조건 개종, 회개시켜야한다..
미래 어느 순간.. 컴퓨터가 모두 연결되고..
그 연결된 컴퓨터를 조종하는 운영체제의  인공지능이
모든 면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시대가 온다면..
인간들이 컴퓨터에 하는 작업요청을 ..
"명령어" 가 아닌 ..  "부탁어" 라고 달리 부르게 되지나 않을까..
열 개 중 한 개 발생한 오류에.. 열받아서 짜증내는게 아니라..
정상처리해 준 아홉 개에나마 감지덕지하는 시대가 오지나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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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yeOS 한글매뉴얼 번역

http://eyeos.org 에 있는 웹OS 라는 것에 좀 관심이 간다..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설치형 웹OS다.. 설치도 간단하다..
앞으로는 이런 형태의 웹OS 가 유행할지도 모른다..
네트워크가 빨라지고.. Ajax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고..
하드웨어가 발전하면..
웹브라우저만으로 대부분의 작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 한국어 번역은 없다..
이런 단순 번역을 KLDP 프로젝트로 등록할 껀덕지는 안될거고..
번역실력도 어설프지만..
회사 테스트서버에 설치해서 적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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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단풍맞이 가을여행

올해는 좀 다르겠지..
남파간첩 마냥.. 뭐에 홀린듯 미친듯이
홀로 산과 계곡을 헤집고 다니며..
부담스러웠던 남은 정력을 쏟아버리려고 발버둥치는 산행을
이젠 더는 못하겠다..
..
여유로운 10월 어느 주말..
따사로운 가을볕과 화사한 단풍나무 그늘 아래를..
여친 옆에 모시고  손잡고 느긋하게 즐기며 걷다가..
계곡 맑은 물에 발담그고.. 휴식..  맛있는 점심 ..
맑게 빛나는 그녀의 눈망울 바라보노라니....
바알간 입술의 유혹에 나도 모르게 불끈 솟는 욕망..
오색 물든 단풍잎에 걸러진 화려한 빛의 만찬..
어질하여 가만히 눈을 감는다..
그속에 영원히 잠들고 싶어라..
꿈이라도 꾸고 싶어라..
꿈이라면 깨지 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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