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인터넷 최우수 카페 - 인도행 선정?

권성재 2008. 4. 1. 15:29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파란 하늘을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까지 화창해지는 봄 날..
가벼운 음악들으며 일상에 빠져있는데..
묘령의 여인에게서 쪽지로 전해받은 반가운 인도행 소식..
..
"인도행이 인터넷 카페 중 최우수 카페에 선정되어 문화부장관상 수상"

그러고 보니, 마우스 몇번 클릭의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인도행에 들어가 본지가 한참 됐다..
지난 여름, 가을 길따라 발맞추어 묵묵히 걸으며
정이 들었던 사람들 안부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축하메시지라도 간단하게 남겨야될 것도 같고..
많은 회원들의 관심과 정성으로 열심히 운영되어 왔으니 상받을 만도 하겠지..
..
문화부장관이라면.. 요즘 말많은 양촌리 김회장댁 둘째아들.. 유인촌이 아닌가..
아마 솔낭구 대장님이 가볍게 목례하고 그 앞에 다가가 자랑스럽게
표창장을 장관한테서 건네받는 순간.. 주위를 둘러싼 인도행 회원들의
함성과 박수소리가 요란하겠지..
잘하면.. 요즘 나랏일에 동분서주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깜짝 방문이 있을지도 모른다..
대통령과 장관이  나란히 가운데 서고 인도행 회원들이 그뒤로  수십명 둘러서서
기념사진을 찍을지도 모르겠네.. 대통령과 장관과 악수라도 하는 영광이 주어지면
다들 몸둘바를 몰라하면서 황송해들 하겠지..
그렇게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한동안 카페 메인을 도배하겠구나..
..
그런데.. 이런 상상을 하며 찾아간 인도행 카페 어디를 찾아봐도 그런 내용이 없다..
아직 공식 발표가 안된건가..
청와대에서 엠바고라도 요청한 사안인가?
인도행 운영진들한테만 미리 비공식적으로 알려진 건가.. 
그럼 그 여인이 운영진이었던가???
아마 좀 기다리면 봇물터지듯이 회원들의 축하글이 연이어 올라오겠지..
..
잠시후 브라우저를 새로고침한 페이지 한모퉁이에서 "쪽지 1통" 이라는 것이 보인다.
열어봤다.. 발신자는 아까 그 여인.. 그런데 내용이.
".. 뻥이요 .."
이게 뭔소린가..
잠시 정신이 아득하여 상황파악이 안된다...
스피커 음악소리가 귓가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말짱한 하늘이 무채색으로 변한다.
뻥이라니.. 이럴순 없다.. 이건 아니야...
..
..
이 "사악한 음모"가 평소 내가 알고 있던
"그 여인"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
아니면.. 그 여인 역시 부지불식간에 당하고 나서 그 충격을 주체못하고
또다른 만만한 대상을 제물로 삼음으로써 정신적 공황을 벗어나려는
처절한 발버둥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인지..
알 수는 없지만..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내가 그렇게 어리숙..하다는걸 간파했다 이거지?
..
몽롱하게 풀렸던 동공이 제자리를 찾고..
두근거리던 심장이 진정되고..
벌겋게 상기된 얼굴의 열기가 가라앉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렸는지 모른다..
..
수십년 지켜오던 순결을 한순간에 잃어버린거 같은..
100 여년전 왜적에게 나라를 빼앗길 때의 참담함 같은..
이 잊지못할..
저주스런 날..
..
만. 우. 절.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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