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재미있는 장난감..

권성재 2008. 11. 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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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SOS 긴급출동 24 인가 하는 TV프로..
어떤 사오십대 노숙자같은 건달 한놈이
전혀 알지도 못하는 영세민 할머니집에 침입했다.
70넘은 그 할머니는 단칸방에서
정부 보조금에 겨우겨우 살아가는 독거노인..
..
"그놈"한테 맞아서 얼굴에 멍이 들고.. 톱으로 다리를 자른다는
무지막지한 협박에 못이겨 은행에 끌려가서 보조금통장에서
100 만원씩 갈취당했다.. 결국 그놈은 유흥비로 탕진..
주위에서 그걸보고 경찰에 신고..그놈은 감방에 !  끝 .. 해피엔딩..
인거 같았는데..
참 어이없게도 ..  그 할머니는 그놈을 풀어달라고 경찰에게 빌었단다.
과일을 사가지고 가서 선처를 부탁했단다..
풀려난 그놈은.. 다시 할머니 돈을 뺏고..
..
범죄심리학이나.. 노인성 정신질환.. 이런걸로 설명할지도 모르지만..
확.실.한.건.
..
약한 육체를 쉽게 감염시키는 감기 바이러스 처럼..
"정에 굶주림", "지독한 외로움" 이라는 정신적 약점을 파고드는 비상식이..
유부녀와 제비족의 .. 그 흔한 레파토리의 약간의 변형일지도..
..
악당이 주는 괴로움을 참을것인가..  지독한 외로움을 참을 것인가..
악화의 인내.. 포기  혹은  선택의 문제..
계산의 문제다..  그들만의 셈법으로 결과를 낼 뿐이다..
어짜피 해피엔딩은 없다..
어떤 결론이든지..
..
"치명적 사랑" .. 연인들의 아름다운 장미꽃이 아니라..
어두운 단칸방 밥상위 부패한 음식물에 핀 곰팡이 꽃..
팜므파탈.. 옴므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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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터넷에서 글을 읽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있다..
감정을 북받치게 할 때가 있다..
안습.. 안구의 습기가 모여 물방울을 형성하고
중력의 지원하에  아래눈꺼풀의 저지선을 막 넘으려는 찰라..
안경을 벗고 고개를 숙여..
똥누고 거시기 조이듯이 눈을 질끈 감고..
오줌누고 거시기 털듯이 머리를 한번 턴다 ..
맑은 액체 두방울이 십여센티 간격으로 수직낙하 후
거의 동시에 방바닥과 충돌....
..
밥벌어 먹는 방법이 혼자서 컴퓨터만 애무하다보니
뭔가 조절력이 느슨해지는 모양이다..
..
소통의 부족..  언어능력의 부족..
사회성의 부족..  인간성의 부..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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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의 미네르바의 글에 눈물..
..
사람들이 정에 굶주렸나보다..
고소영 강부자 종부세 라는 단어들에서 느낀..
계모 슬하의 천대받는 자식..  혹은 주워온 자식 같은..
자식인지 종인지 구분이 안가는 "우화하기 전" 신데렐라 같은..
그런 열등감.. 무력함.. 고독함.. 자괴감을 실감하게 된 사람들이..
소위 "천민" 들이..
미네르바 할배의 지독하게 "극사실주의" 에 입각한
"신경 써줌" 에 감격하는 갑다..
"편들어 줘서" 고맙다는 눈물이면서.. 어쩌면..
틀림없이 올거 같은 "미실현된 절망적 앞날"의 확인에서 오는
두려움이자 막막함.. 그리고 허탈함일 수 있겠다..
믿어야 하는 사람들을 믿지못하는 야속함일 수도 있다..
..
사기꾼의 농간과 협박을 안다고 해도.. 공포스러운 위협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개인들의 무기력함이 만들어내는
슬픈 "신드롬"일지도..
그래서 구제주라도 되는거처럼.. 아니.. 구세주인 척이라도 해달라고
메달리고 싶은 심정인지도..
..
다가올 앞날에 예상되는 처절함..
그런걸 감수하고도 어쩔수 없이 "살아져야" 하는
사람의 삶이란게.. 뭔지..
..
외로움.. 참 빌어먹을 놈의 공허함...
자의식이 선명할수록.. 오히려 점점 외로워지는 ..
똑똑하다고 느낄수록 더 홀로인 듯한 ..
채워지지않아서 생기는 굶주린 고통..
채워져서 생기는 배부른 고통..
..  
인간은 참 재미있는 장난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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