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김태진, 배신 땡기냐...

권성재 2009. 7. 27. 15:13
니가 그럴줄 몰랐다..
영원한 자유인으로.. 대책없이 인생을 되는대로 즐기자던
선택받은 우리 노총각들의 "무언의 맹서"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쳐 버린다 이거지..
딴사람은 몰라도 태진이 니만은 아무 때나  불러내서
썰렁한 술자리에서  서로에게 영양가없는 허접한 안주가 되어줄 줄 알았더만
기어코 배신을 때려야겠냐..
..
일요일 저녁 같이 먹자는 전화 받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갔더니
의외로 전철역에서 나오자 마자 차를 대기하고 있다가
타라고 할 때 약간 좀 이상하긴 했다..
그냥 근처 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먹으며
..머 재미있는거 없나.. 하는 뻔한 대사나 생각없이 주고 받다가 올 줄 알았는데..
한 십여분 시원스럽게 자유로를 달려 일산 시가지로 들어가더니
잠깐 핸드폰 통화한 후 조금 있다가 길모퉁에 서있는 한 아가씨를 태운다..
이게 뭔 씨츄에이션??..
한편으로는 드디어 니가..
..
사람 심리가 그런 모양이다..
하긴 좀  비싼 전자제품 살 때도 사기 전에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정보를 최대한
긁어모아서 구매 결정을 하듯이..
그냥 가볍게 사귀는 상대가 아닌.. 자신의 남은 생의 반려자로 확정하기전
어떤식으로든 그 상대를 제삼자를 통해 검증하거나
혹은 자랑하고 싶은 맘이 생기는 모양이다.
암튼 나로선 영광이다.
친구들 중에서 나한테 최초로 자신의 피앙세를 소개시켜준다니..
..
어색한 대화로 간단한 인사를 하고 근처 채선당 샤브샤브 먹으러 갔다.
..
첫인상이.. 뭐랄까..
점심 식사 후 사무실 여직원들이 커피한잔 들고
근처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수다떠는 그런 사람들 중의 한명..
나처럼 말주변 없고.. 특히 첨보는 여자 앞에서 긴장하는 내가
의무적으로나마 제법 혼자 너스레를 떨 수 있었다는건
그 바퀴벌레 한쌍이 큰 부담이 없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짙은 화장이나 옷차림으로 연예인 흉내내는 것과는  거리가 먼 듯한
수수한 느낌이다..
좁은 어께.. 뽀얗고 가는 팔다리.. 웃을 때 눈가 주름 등이..
여성스러우면서도 소박하고 친근한 인상이었다.
..
암튼 태진이 처럼 재미머리 없는 인간과 연애를 할수 있다는건
신사임당의 "덕"과 평강공주의 "지"가  없으면 힘들텐데..
인연이겠지.. 그것도  독특한 인연..
태진이의 숨은 매력을 보는 .. 진지하고 사려깊음이 그 인연을
잘 마무리 하길..
그리고 잘 발달된  좌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된 우뇌의 계발을
둘이서 잘 도모해보길..
..
얼마전 아파트 사고.. 넓은 집에 노총각  혼자 외롭게 살겠거니 했더니
오히려 알차게 "공간활용"을 하고 있었구나..
옛날부터 그랬지만 뒤로 호박씨 까는 녀석이다..
..
밤늦게 전화가 왔다..어떠냐고..
굴러온 복이다.. 니가 발로 차버리지만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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