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출생의 비밀2

권성재 2009. 7. 6. 21:21
#### 출생의 비밀2 ####

>> 시어머님 며느라기 나빠 벽바흘 구루지 마오
>> 빗에 바든 며느린가, 갑세 쳐온 며느린가.
>> 밤나모 서근 등걸에 회초리 나니갓치 알살피신 시아버님,
>> 볏 뵌 쇳동갓치 되죵고드신 시어마님,
>> 삼년 겨론 망태에 새 송곳 부리갓치 뾰족하신 시누이님,
>> 당피 가론 밧테 돌피 나니갓치 새노란 욋곳 갓튼 피똥 누는 아들 하나 두고
>> 건 밧테 메곳 갓튼 며느리를 어디를 나빠 하시는고

.. 저놈의 시어마이는 또 시작이다..
.. 걸핏하면 도끼눈에 불을 촐촐 흘리면서 한쪽발을 들었다 놨다 바닥을 구른다..
.. 표독스런 욕지거리로 악을 쓰는 것도 모자라  머리채 잡고 흔들기 일수다..
.. "니는 친정에서 그따우로 밖에 못배우고 왔나?"..
.. 내가 노름빚에 팔려온 종년도 아니고.. 부모죽인 원수 딸년도 아닌데
.. 괴팍하고 신경질적인 저놈의 시아바이나 모질게 톡톡 쏘아대는 시누이년이나
.. 싸이코 같은 이놈의 집구석은 허구헌날 날 못잡아 먹어 안달이다..
.. 시집이라꼬 와보니 남편이라는 인간은  9 살이나 어린..
.. 아직 꼬추에 털도 안난 꼬맹이..  그것도 잦은 병치레로 피똥이나 싸며 골골거린다.
.. 그런 아들 두고  나처럼 얼굴 복스럽고 일 잘하고 맘씨 착한 며느리가
.. 뭐가 못마땅해서 맨날 구박인가..
.. 아이고 내 팔자야..
..
며느리 S 의 인내력이 한계에 다다를 무렵,
모진 흉년이 들어 사람들이 굶어죽기 시작한다.
황달에 걸려 누렇게 뜬 얼굴로 시름시름 앓던 신랑이 죽자
구박과 학대는 점점 더 심해지고..
결국 눈보라 휘몰아치는 어느 추운  겨울날
홑저고리에 보따리 하나 달랑 들고  시집에서 쫓겨난다.
정처없이 발길 옮기며 하염없이 흘리던 눈물도 말라가고
시퍼런 칼날에 베이듯 온몸을 파고들던 찬바람에도 무감각해지면서
포근한 솜이불같이 덮어주는 눈송이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해본다.
눈꺼풀이 무거워지며 졸음이 쏟아진다.. 따뜻하게.. 편안하게..
한참 잤을까..  더이상 춥지않다..
그런데 내가 왜 저기 누워있지?
..
..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육체,에텔체,아스트랄체,멘탈체,코잘체.. 등으로 양파껍질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제일 무거운 상태인 육체는 원자,분자 물질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그 육체의 감각정보를 처리하는 에텔체,
그 감각 정보로부터 감정을 담당하는 아스트랄체,
감정을 넘어선 지성과 이성을 담당하는 멘탈체..
그리고 깨달음, 해탈 등의 경지와 관련된 코잘체 혹은 부디체...
이중에서 누구는 어떤 부분이 더 활성화되고 덜 활성화되어 다양한  삶을 살아간다.
상위 부분이 활성화 될수록 점점 더 가벼운 영혼을 소유하게 된다.
보통 질병의 원인을 모르는 경우, 사이코패스나 혹은 빙의 같은 현상들은
육체가 아닌 에텔체나 아스트랄체의 손상이 원인일 수 있다.
..
육체가 질병, 노화 등으로 고통받으며 죽었듯이
그 외부의 에텔체와 아스트랄체 역시 해체될 때 죽음의 고통이 찾아온다.
집착이 크면 클수록 고통 역시 커진다.
며느리 S 의 지나온 삶이 영화처럼 펼쳐지고.. 어린 시절의 행복,  
시집살이의 고통과 사람들에 대한 분노, 슬픔, 저주 등의 격렬한 감정이
휘몰아 친다. 흔히 말하는 "자기가 만든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해체가 계속 진행되어 가면서 조금씩 가벼워지게된 영혼은
다름 단계로 이동한다.
..
이때쯤.. 영혼 회수업체 직원이 파견된다.
보통 저승사자나, 흰옷입은 천사, 혹은 그냥 빛의 형태로 방문한 직원은
그영혼의 상태를 체크한다.
이때 회수업체 직원의 선택은 3 가지가 있다..

1. 회수 : 대부분의 영혼은 그냥 회수해 간다.

2. 유예 : 아주 극소수의 영혼은 육체의 죽음후 에텔체와 아스트랄체의 해체를
완강히 거부한다. 남겨진 육체적 삶에 미련과 집착이 강하여 그냥 구천을 떠돌게
되는데 보통 한맺힌 영혼들에 해당한다. 산 사람 몸속에 들어가거나 특정 장소등에
묶여서 가끔 인간세상에 혼란을 주기도 한다. 이들 역시 시간이 지나면 회수되므로
그냥 당분간 회수 진행을 유예시켜준다.
사람들 눈 피해 늦은밤 한적한 공원 벤치에 여자친구 앉혀 놓고 스킨십의 농도를
높여가며  응큼한 수작을 걸려는데 "오빠 등 뒤에 여자는 누구야?"
머리카락 쭈뼛하게 만드는 참 나쁜 영혼..

3. 포기 : 아주아주 극소수의 영혼에 해당한다.
소위 도통한 사람, 깨달은 사람, 해탈한 사람.. 혹은 지독한 바보천치..  등등
자신의 영혼을 아주 가볍게 만들어 재활용할 가치가 전혀 없게 만든 영혼은
타고 남은 재와 같이 쓸모가 없다.
수도 없이 재생되고 닳고 닳아서 어디 써먹을 데가 없는 영혼이다.
그냥 포기해야만 한다.. 출장비도 안나온다. 허탕친거다.. 열받는다.
돈빌려 줬다가 그냥 떼어먹고 도망가버린  상황.. 혹은
10분만에 수박 한통 다 먹으면 돈 안받는다고 했다가 진짜 다먹어버린 상황..
"깨달음" 이라는 미끼는 그냥 미끼여야 하는데 진짜 사람들이 깨달아 버리면
관리자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이런 영혼이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나오면 큰일이다. 망한다.
..
만약 이런 상황이 대량 발생하면 이때는 "재개발 전문업체"에서 출동한다.
고통받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미륵불" 이나 "예수" 가 재림하길 고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 반대다..
탐관오리에게 백성들이 고통받는 그 상황은 오히려 짭짤한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사회가 싸움이나 고통없이 계속 행복하게 즐겁게 살아가게 되거나..
혹은 끊임없이 계속되는 지독한 고통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삶의 의지를
깡그리 잃어버리고 자살하려고 하거나..
혹은 과학기술의 오만으로 핵무기 등으로 인간세상이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버릴 순간..
당연히 애써 시작한 장사 말아먹을까봐 걱정되기 시작한다..
이때는 미륵이나 예수 등의 이름으로 인위적인 개입을 하게된다.
싹 밀어버리고 새 설계도에 따라  새로 시작한다.
..
..
이렇게 착하게  회수된 S 의 영혼은 다음 단계에서
지나간 삶을 돌이켜 보며 새로운 삶에 대한 욕구가 솟아나오게끔 유도된다.
새 삶에 대한 선택권들이 뷔페 음식점 풀코스 메뉴처럼  펼쳐져 보인다.
..
배고픈 거, 추운 거 너무 싫다.
다음생에는 왕성한 소화력으로.. 배고플 새가 없이 꾸.준.히. 먹을 수 있는
잘사는 부자집에 태어나서 등따스고 배부르게 살고 싶다.
그놈의 시집살이도 지그지긋하다.
절대루 결혼 같은거 안한다.
어릴 때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 정이 너무 그리워서
다음 생에는 엄마아빠하고 오래오래 같이 행복하게 살아야지..
살가운 부부의 정 한번 못느껴 보고 굶어죽은  불쌍한 우리 신랑..
혹시라도 만나게 된다면 따뜻한 이밥에 고깃국 한 상
내손으로 꼭 차려주고 싶다..
돈 많이 벌어 혼자 살면서 가끔 애인 만들어 즐기면서
건강하게 재미있게 살다가 편안하게 늙어죽고 싶다.
우아하고 교양있게.. 혹은 섹시하고 요염하게..
혹은 ..
..
이렇게 생성된 욕구들을 접수시키면 그룹웨어를 통해 개발팀에 자동 통보가 되고
프로그래머는 각종 상황에 맞는 모듈들을 적절하게  선택 혹은 개발해서
새로 가동될 가상현실 시스템에 하나하나 세팅을 시작한다.
모든 모듈이 예정된 알고리즘에 맞게 갖춰지면 최종적으로  시스템의
커널 레벨에 공통으로 몰.래. 설치되는  "고통발생모듈" 이 화룡점정..  
마지막으로 삽입된다.
이제 설정이 다 끝났다.. 경험 풍부한 엔지니어는 척 보면 안다.
이번 새 시스템이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  
원가 대비 수익율 계산이 나온다.  만족한다..
마지막 남은 작업.. 새 영혼을 새 시스템에 적재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재부팅을 한 번 해야 한다.
셧다운 시킨다.
..
순간, 영혼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우주의 모든 에너지장이 소멸된다.
유와무,  색과 공, 존재와 비존재..  
우주의 실상이 "있는 그대로" 흘러들어온다.
숨겨져 있던 우주의 본모습이 그 찰라의 순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경 ! 악 !
그 추악한 우주의  진실을 목도하고..
에너지 장사꾼이 벌이는  거대한 우주 사기극의 전말을 알아차린다.
젠장 또 당했네..  또 속았어.. 바보같이..
이런 개나리 같은 시베리아야..예라이 십원짜리 쌍화차야.. 십장생 신발 샛길..
그러나 이미 늦은 후회..
울부짖으며 몸부림을 쳐보지만 곧바로 파워버튼이 눌러지고
웅웅웅..
새로운 가상현실이 기계음을 내면서 부팅하기 시작하자 소용돌이 치듯
그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한참 후 발버둥이 아련해질 무렵..
멀리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
..
"축하합니다. 건장한 공주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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