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맹랑한 녀석

권성재 2006. 7. 12. 17:54
폭우로 서울 경기가 난리다..

오후에 동네 마트에 가서 음료수 하나 사먹고
우산쓰고 골목으로 들어오는데
길가 처마밑에서 초등학고 1,2학년은 되어 보이는
꼬마녀석이 비에 젖은 생쥐꼴로 있다가
나를 보더니 우산좀 씌워달란다.
자기집은 저기쯤 어느 빌라란다.

마침 우산을 좀 큰 걸 가지고 나오길 잘했다 생각했다.
일주일에 3 번 수영장에 가는데 우산을 안가져갔단다.
수영하기 싫은데 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한단다.
물어보지도 않은걸 혼자서 종알종알거렸다.

자꾸 우산밖으로 나갈려고 해서
비 안맞게 내 옆에 바짝 붙으라고 했더니

"첨보는 사람한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어요.."
.... -_-;;;
"이 녀석아, 그럼 왜 첨보는 사람한테 우산 씌워달라고 하냐?"
했더니
"비가 너무 많이 오잖아요.."

21세기 대한민국에 아직도 아녀자들을 위협하는
위험이 곳곳에 있음을 인정한다지만..
졸지에 내가 어린이 유괴범 취급을 당할줄이야..
암튼 요즘 녀석들의  맹랑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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