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117

뭘 뜻하는건지..

며칠전부터 연립주택 입구에 배추 쌓아놓더니 오늘은 동네 아주머니들 대여섯명 모여 왁자지껄하게 김장을 했다. .. 오후에 초인종을 눌러 나가보니 아랫집 아주머니가 벌건 김장 한포기를 반으로 갈라서 먹어보라고 준다. 고맙게도.. 금방한 밥에 금방한 김치... 바로 환상의 궁합.. .. 예전에는 그냥 주면 그냥 고맙고했는데.. 이젠 너무 고맙다. 입이 헤.. 벌어질 정도로.. 주부근성이 늘어나는건가..

횡설수설 2006.11.25

에너지

코엑스에서 하는 에너지 전시회 구경갔다. 태양광 모듈 한판 가격물어조니 50 ~ 70 만원이란다. 1 와트당 4 ~ 5 천원이란다. 그것만 있으면 가전제품 쓸줄알았더니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인버터도 있어야 한단다. 150에서 200만원이란다. 3Kw 짜리 태양광을 주택에서 사용하려면 약 2800만원 드는데 정부가 70 ~ 80% 지원해주고 개인은 800 만원 정도 분담한단다. 생각보다 비싸다. .. 에너지가 뭔지 생각해봤다. 무한동력은 공상에서만 가능한지. 인간이라는 에너지체에 대해 생각해봤다. 영구기관처럼 투입량보다 산출량이 많은 인간들이 소위 성인군자 영웅들이겠지.. 항상 동기부여, 댓가가 있어야 활동성이 올라가는 범부들.. 나도 그중 하나... .. 에너지 놀음판에서는 즐기는게 짱이겠지.. 놀이 규..

횡설수설 2006.09.28

알밤 따오다

점심 먹고나니 도저히 집에 있을수가 없었다. 구름 한점 없는 가을의 파란 하늘과 맑은 볕을 창문 귀퉁이로만 보고 있다는 건 이 계절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나름 단정하고 등산화 신고 집을 나섰다. .. 경기도로 나가는 704 버스 타고 송추 근처 야산 기슭에 내렸다. 오봉산 석굴암 .. 어쩌구 하는 곳이던데 실제 등산로와 석굴암은 근처 군부대에서 통제해서 가지는 못했다. 불행중다행인지 시골동네 골목을 좀 걸어 들어가니 산기슭에 밤나무들이 무성했다. .. 어린시절 기억이.. 나무가지를 던져 익은 밤송이 떨어뜨려 등산화로 벌려 밤을 땄다. 자그마하면서도 알찬게 토종밤일꺼다. 이럴 줄 알았으면 봉지라도 하나 가져올걸.. 두 주머니 불룩하게 딴 후 .. 더 욕심 안내고 근처 계곡물가에서 잠시 쉬었다. 뻐들이가 ..

횡설수설 2006.09.23

야간산행

어제 오후 일몰 보려고 밥 싸고 보따리 싸서 북한산 철조망을 넘었다. 향로봉 아래 절벽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기어올라가니 6 시경, 아직 해는 두어뼘 남아 있다. .. 근처 나즈막하면서도 통통한 소나무에 해먹을 걸고 누워서 잠시 휴식.. .. 해넘이.. 한강이 가로지르는 서울 시가지를 한눈에 보면서 맞이하는 태양의 귀가길 .. 맨눈으로 해를 볼수 있을 때부터 지평선 넘어로 막 사라지는 그 시간의 선정적인 저녁 노을이 같은 장소에서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다. 막 해가 숨는 그 순간, 세상은 맑은 저녁 어스름에 잠깐동안 깨끗해지는 느낌이다가 차츰차츰 산아래 하루동안 번잡했던 도시의 불빛들이 보석가루마냥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고 얼마안가 화려한 빛의 쇼를 시작한다. 하늘의 별빛을 끌어와 땅에 뿌려놓은 것처럼...

횡설수설 2006.09.22

새벽잠 설치다..

가위가 눌렸던 걸까.. 이미 동이 터 훤한 창밖 북한산 위 파란 하늘이 먹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보인다. .. 응급실 전기충격기의 격렬한 자극으로 간신히 의식을 현실로 끌어들인 후 한동안 멍한듯. .. 꿈 끝자락 몸부림의 여운에 아직도 가슴이 답답하다. .. 의외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노숙자 같은 사람이 보이고.. 어두운 곳 거적을 덮어쓰면서 떨고 있는 존재가 나인지.. 아마 이때 잠시 현실로 돌아와 태풍지나는 가을밤 찬공기 막으려 이불을 끌어 덮고 다시 잠들었던거 같다. .. 할머니..할머니.. 이천수가 경찰에 의심받는 척 해주고.. 뻥튀기 만지던 할아버지가 시조를 읊으며 학인지 종이비행긴지 그런걸 타고.. 시골 동네 신작로에서 감자와 대파를 든 노파가 나와 같이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버스운전자는 정확한..

횡설수설 2006.09.18

월식 月蝕 한다길래..

저녁 9 시 뉴스 보고나서 보따리 싸서 앞 북한산에 올랐다. 산아래는 조용하더니 향로봉능선에서 비봉능선 올라서니 몸이 휘청일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었다. .. 향로봉 정상에서 남쪽 산허리 조금 더 내려와 나무 아래 편편한데 골라서 판쵸 깔고 매트리스 깔고 침낭 꺼내 덮고 잠을 청했다. 잠이 잘 오기는 만무.. .. 핸드폰에 새벽 3 시 40 분에 알람을 하고 비몽사몽 솔가지를 미친듯 뒤흔들며 흡사 한겨울 북풍한설 같은 바람소리를 온몸으로 느끼며 정신은 말똥말똥하며 얼마쯤인가 누워있는데 알람이 울렸다. .. 얼굴 덮고 있던 모자를 치우고 하늘을 보니 젠장 .. 구름에 달은 온데간데 없더군. 다시 모자를 덮고 잤다. .. 어제밤 산에 오를 때만 해도 보름달 비슷하게 대낮같이 훤하더니 .. 월식 볼 운이 아닌..

횡설수설 2006.09.08

무작정 걸었다.

오전에 잠시 자판 두들기다가 라면하나 끓여 먹고 집을 나섰다. .. 오는 버스 아무거나 잡아타고 시내로 향했다. 종로2 가쯤이던가.. 청계천 근처에 내려 개천을 따라 내려갔다. .. 그냥 걸었다. 무작정 걸었다. 물따라.. 길따라.. .. 중랑천 만나는 지점에서 우회전하여 옥수동 지나 한남대교까지.. .. 날도 저물어 가고.. 다리도 피곤해지고 한남역에서 지하철 타고 옥수에서 갈아탈 때 맛없는 샌드위치 하나로 허기만 면하고 집에 왔다. .. 쌀도 떨어졌고.. 감자 삶고 있다.

횡설수설 200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