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117

태백산..

며칠 전부터 천부경 관련 글을 읽었다. 심오한 진리가 숨겨져 있는건지, 어느 서생의 글장난인지는 모르지만 그 달랑 81 자 에 달라붙어 무수한 고급철학으로 장황하게 부연하는 사람들을 지켜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 태백산.. 단군할배 전설,, 매년 하늘에 제사지낸다는 그 산이 국립공원도 아니고.. 강원도립공원일 뿐인 그 산이... 해발 1500 미터는 넘는다지만 설악산이나 지리산 보다도 낮고 기암괴석의 빼어난 절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눈꽃핀 주목군락과 봄의 철쭉이 장관이라지만 그거 가지고 신비와 전설을 운운하기에는... .. 차라리 백두산에 단군할배를 연관시키는게 스스로 위로나 될 것을 왜 하필이면 강원도의 그저그런 산들 중 하나일까 궁금했다. 실제 갔다와보니 뭔가 좀 틀렸다. 물이 틀렸다. ..

횡설수설 2006.08.27

결국 잘라버렸다.

조금만 더 기르면 꽁지머리로 묶을 수 있을 만큼 자랐는데 미용실 가서 잘라버렸다. 굳이 길러야할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 기른 것도 아니니 그냥 잘라버린다고 아쉬울 것도 없다. 덥고 머리감기 귀찮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방바닥에 흩어져 있는 머리카락들이 청소해달라고 강요하는게 싫었다고나 할까.. .. 동네 신장개업 써있는 아무 미용실 갔다. 할머니 가까운 아주머니와 그냥 아주머니 같은 아주머니 2 분이 있었다. 할머니같은 아주머니가 내 머리를 맡았다. 검은 나시 같은 짧은 상의에 건장한 팔둑으로 씩씩하게 잘라나가는건 좋은데 가위질을 하기 위해 팔을 쳐들 때 겨드랑이에 시커먼 털이 영 눈에 거슬리게 왔다갔다 했다. 눈에만 거슬리는게 아니라 겨드랑이 냄새가 나는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

횡설수설 2006.08.25

오랜만 쇼핑하기

동대문 청계천을 오후 한나절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쇼핑했다. 미군용 바르는 모기약 1개 - 전에 쓰던거 시골에 두고와서. 해먹 - 그물침대 배낭 카바 - 비올때 배낭 덮개 무릎보호대 - 오른쪽 무릎이 무리하면 영.. 타프 - 돗자리겸, 비박용 멍석 동결건조 야채비빔밥 - 뜨슨물만 부우면 된다는.. 아스피린 - 통증 심할때.. 디스 담배 한갑 - 비상용.. 진짜 비상용.. 쿠션 깔창 - 등산화에 사용.

횡설수설 2006.08.24

죽음의 숲이라는 영화보고.

사실 돈이 좀 아깝긴 했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의례 거쳐야 할 듯한 납량특집 한편 봤다고 생각하고 말자. .. 얼마전 케이블 티비로 새벽의 저주라는 외화를 봤던 기억이 있어선지 우리나라에서 만든 좀비영화라는게 뭔가 좀 어색했다. 공동묘지에서 소복입고 나타나는 드라큘라 같은... .. 영화 첫 부분에 나온 대사 ..살아서 끈을 끊지 못하고서 어떻게 죽은 후 자유로워질 수 있겠냐.. 이런 비스무리한 대사가 멋있어서 기대를 했었는데 극장 나올때는 약간 허망하게 나왔다. .. 살아있는 나를 옭아매고 있는 끈이란.. 욕망의 끈이겠지.. 삶에 대한 욕망의 끈.. 그 끈이 풍요와 행복을 향해 맹목적으로 이어지고 이어져서 결국 풀기어렵게 엉클어져버린.. 그게 인간.. 지금의 나의 모습이겠지.. .. 낙하산줄은 인장강..

횡설수설 2006.08.18

아가씨 아니네.. -_-;;;

8 월 염천 무더위 열대야를 견디는 내 나름의 방법. 저녁에 앞 북한산 바위 꼭대기 부근에 올라가 매트리스 깔고 침낭펴고 하루밤 잔다. 확실히 시원하긴 하다. 지나번에는 비봉에서 하룻밤. 어제는 향로봉 근처에서 하룻밤. 어제는 밤에 구름이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니 약간 눅눅하더군. 그래도 다행히 보현봉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봤다. .. 어제 저녁에 바위길로 이어지는 동네 샛길을 배낭 메고 막 들어서려는데 할머니 한분이 뒤에서 뭐라뭐라 했다. 뭐라고 하는지 궁금해서 돌아봤더니 "아가씨 아니네.. 저녁에는 바위가 미끄러워서 위험한데.." 어느 처자가 겁도 없이 밤에 험한 바위산을 오르려는 줄 알았나 보다. 아무리 그래도 아가씨라니.. 한번 묶어 볼려고 참고 기르고 있는 머리를 확 잘라버려.. 아니야.. 쪼금만..

횡설수설 200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