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117

오미자 차를 만들다

몇 년전인가 동생하고 판문점 놀러갔다가 북한산 오미자차 진공포장된 거 한봉지를 샀었다. 계속 냉장고에 처박아 두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꺼내어 봤다. 유통기한 2005년 12 월 31 일... 머 어떠랴.. 전기밥통에서 쌀안치는 밥통만 꺼내서 대강 물 때려붓고 팔팔끓였다. 포장지 뒷면에 오미자차 만드는 방법-- 물을 끊인뒤 70도 정도 식힌후 물 1 리터당 오미자 10 그람 정도 넣어서 우려내어서 먹는거란다. 처음에는 설명서 대로 식어가는 물에 오미자를 넣었다가.. 혹시 유통기한도 지났는데.. 이대로는 뭔가 안심이 되지 않아서 오미자가 둥둥 뜬 상태로 다시 한참 팔팔 끓였다. 머 어떠랴.. 두어시간 식힌 후 채에 걸러서 담으니 피티병 2 개 정도.. 지리한 장마 ... 약수터 갈수도 없고.. 가도 빗물이고...

횡설수설 2006.07.19

맹랑한 녀석

폭우로 서울 경기가 난리다.. 오후에 동네 마트에 가서 음료수 하나 사먹고 우산쓰고 골목으로 들어오는데 길가 처마밑에서 초등학고 1,2학년은 되어 보이는 꼬마녀석이 비에 젖은 생쥐꼴로 있다가 나를 보더니 우산좀 씌워달란다. 자기집은 저기쯤 어느 빌라란다. 마침 우산을 좀 큰 걸 가지고 나오길 잘했다 생각했다. 일주일에 3 번 수영장에 가는데 우산을 안가져갔단다. 수영하기 싫은데 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한단다. 물어보지도 않은걸 혼자서 종알종알거렸다. 자꾸 우산밖으로 나갈려고 해서 비 안맞게 내 옆에 바짝 붙으라고 했더니 "첨보는 사람한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어요.." .... -_-;;; "이 녀석아, 그럼 왜 첨보는 사람한테 우산 씌워달라고 하냐?" 했더니 "비가 너무 많이 오잖아요.." 21세기 대한..

횡설수설 2006.07.12

벽소령의 나방이 예쁘다.

아직 채 가시지 않은 50여년 전 빨치산의 한이 섞일리야 없겠지만, 산 아래에서 치올라오는 비안개가 바람을 타고 벽소령 산장을 요란하게 쉼없이 때릴 때는 이미 굵은 빗줄기로 변한 뒤다. 새벽 5시, 어스름보다 더 부지런한 산행객들은 서둘러 비옷을 뒤집어쓰고 기상특보로 산행금지가 된 능선을 뒤로하고 하산길로 들어선다. 비바람에 휩쓸려 누웠다 일어서는 초목을 보며 멍하니 있는데, 참새 여러 마리가 재바른 날개짓으로 굵은 빗방울에도 아랑곳없이 산장근천 나무가지에 폴폴 날아다니더니 밤늦도록 불놀이하다가 현관 천장에 붙어 새벽잠을 즐기고 있는 나방 한마리를 잠수하는 듯한 동작으로 잽싸게 물고 나간다. 눈여겨 보니, 나방이 참 예쁘다. 날개에 예쁜 문양을 하고 이중날개를 달고 있는 놈은 호랑나비 보다 더 크고 화려..

횡설수설 2006.07.10

어제밤 꿈에...

노무현 대통령이.. 수영인지..골프인지.. 암튼 그런 대회에서 우승하는 꿈을 꿨다.. 국정에 바쁜 양반이 언제 저런걸 연습해서 대회에 참가까지 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 지금 밖에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이은미의 어떤 그리움 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다. 분위기 맞는 노랜데.. 왜 나에겐 왼쪽 대가리로 쪼개서 받아들여지는지.. 너무 빠르다.. 주마간산.. 많은 걸 놓치는 우를 범하는 듯 한데도 이미 익숙해져버린 속도 우선 삶에서 도무지 헤어지지 못하는구나..

횡설수설 2006.06.26

도시정벌 6부

집 근처 3 개나 되던 만화방이 모두 문닫았다. 몇년만에 다시 만화로 소일거리를 삼아볼까 했는데 그도 쉽지 않다. 자전거 끌고 응암동까지 한참을 뒤진 뒤 다행히 한 곳 찾았다. 늦은 오후.. 삐딱하게 담배물고 다리꼬고 만화책 넘기는 아저씨. 짜장면 시켜먹는 아저씨. 손님은 멀쩡해 보이는 삼사십대 아저씨들이 전부였다. 나도 결국 그런 인간들 중의 한명이 된 셈이다. 주인 할아버지의 커피 서비스는 기본인 듯. 도시정벌이란 만화를 찾아봤더니 젠장 무슨놈의 만화가 100 권이 넘더군. 총 6 부까지 있는데 다 볼 자신은 없고 최근에 나온 6 부를 보기로 했다. 한권에 500 원. "대한민국세계전쟁사" 라는 부제에서 알수 있듯이 박봉성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비슷한 내용 같았다. 프리메이슨이 나오고 유다야신디..

횡설수설 2006.06.21

감자 삶을 때.

지난주 시골가서 감자를 캤다. 오랜만 노가다로 며칠동안 싫지않은 뻐근함을 겪었다. 어제 그 감자를 택배로 한상자 보내주셨다. 오늘 저녁에 삶아먹어보려한다. 삶을 때 소금을 넣을지 설탕을 넣을지 고민하다가 태진이 한테 물어보니 둘다 넣어도 된단다. 고민을 해결해주지는 않고 둘다 한꺼번에 넣는 경우를 추가한 새로운 고민을 하게 만드는군.

횡설수설 200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