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 같다. 기억이 아직 남은걸 보니 간난아기는 아니였고.. 그렇다고 초등학교 입학까지는 아니였는데.. 한 대여섯살쯤 되었을 때였나.. 초가집을 스레트지붕으로만 바꾼 방 2개짜리 흙벽 시골집에 살 때였는데 방 하나에는 부모님이, 나머지는 할머니와 우리 형제들이 잤다. .. 그날 밤도 지금처럼 .. 알 수 없이 불안하고.. 초조하고.. 막막하고.. 가슴 한구석이 텅빈거 같은.. 무기력하면서도 어떤 떨림 같은 .. 불안정한 감정상태였었던 거 같다. 행동에 판단이 안서고.. 익숙하게 해오던 간단한 결정들도 도저히 내릴 수가 없었던.. 그래서 밤에 도저히 잠이 오지 않던 .. 잠을 못자고 안방과 사랑방에 연결된 나무 마룻바닥을 .. 밤늦도록 콩콩거리면서 뛰어 다니면서.. 할머니 품에 안겼다가.. 어머..